고대 전쟁의 용병부터 현대 PMC, 그리고 미래의 사이버 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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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역사: 과거, 현재, 미래

고대 전쟁의 용병부터 현대 PMC, 그리고 미래의 사이버 전쟁까지

과거: 용병의 기원과 전성기

용병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3세기 라메세스 2세가 11,000명의 용병을 고용해 군사력을 강화했으며, 이는 당시 전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페르시아 제국을 위해 싸운 용병들이 기록되었으며, 특히 기원전 401년 키루스 소왕의 “만인대” 원정은 그리스 용병의 용맹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카르타고는 페니키아 전쟁에서 발레아리 제도의 돌팔이병을 활용했으며, 바이잔틴 제국은 노르웨이 출신의 바란기안 근위병을 고용해 황제를 보호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용병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이탈리아의 콘도티에리는 도시 국가 간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종종 돈을 받고 충성을 바꾸는 모습으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스위스 용병은 15세기부터 유럽 전역에서 활약했으며, 1506년부터 바티칸을 수호하는 스위스 가드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독일의 란츠크네히트는 신성로마제국의 전쟁에서 핵심적인 보병 부대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 용병을 비판하며,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불안정한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17~18세기에는 용병의 사용이 체계화되었습니다. 삼십년전쟁(1618-1648)에서 40,000명의 스코틀랜드 용병이 참전했으며,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외국인 부대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1789년 프랑스에는 12개의 스위스 연대가 존재했으며, 7년 전쟁(1756-1763)에서는 48,000명의 외국 보병이 동원되었습니다. 19세기 남미 독립전쟁에서는 영국 군단이 활약했으며, 중국의 태핑 천국 운동(1850-1864)에서는 ‘항상 승리하는 군대’라는 용병 부대가 활동했습니다. 20세기에는 아프리카 내전이 용병의 새로운 무대가 되었습니다. 콩고 위기(1960-1965)에서 마이크 호어의 300명 용병 부대는 반군을 진압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고, 비아프라 전쟁(1967-1970), 안골라 내전(1975), 코모로 쿠데타(1978)에서도 용병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현재: 현대 용병과 사Private Military Company (PMC)

현대 용병은 과거의 개인적이고 산발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사Private Military Company (PMC)를 통해 활동합니다. 러시아의 와그너 그룹, 미국의 블랙워터(현재 아카데미), 남아프리카의 익스커티브 아웃컴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보안 서비스, 군사 훈련, 직접 전투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분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합니다.

최근 사례로, 2019년 리비아 내전에서 와그너 그룹은 칼리파 하프타르를 지원하며 수백 명의 용병을 파견했고, 트리폴리에서 저격수로 활동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터키는 2019년부터 약 2,000명의 시리아 용병을 리비아에 투입해 반대 세력을 지원했으며,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도 시리아 용병을 활용했습니다. 2024년 11월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PMC를 파견해 군사 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했으며, 이는 러시아와의 갈등 속에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콜롬비아에는 2014년 기준 740개의 PMC가 운영 중이며, UAE는 예멘 내전에서 콜롬비아 용병을 고용해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법적 규제는 여전히 큰 도전 과제입니다. 2001년 시행된 UN 용병 협약은 용병 활동을 제한하려 했으나, ‘용병’의 정의가 모호해 실효성이 낮습니다. 프랑스는 2003년 용병 활동을 금지했으며, 남아프리카는 1998년 외국 군사 지원법을 제정했지만, 글로벌 PMC의 활동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은 1893년 반핑커턴법으로 특정 용병 활동을 제한했으나, 현대 PMC는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 사이버 용병과 전쟁의 새로운 지평

미래의 용병은 기술 발전과 시장 논리에 따라 더욱 복잡한 형태로 진화할 것입니다. 사Private Military Company (PMC) 시장은 이미 급성장 중이며, 새로운 PMC가 매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용병 비율이 각각 50%, 70%를 넘었으며, 2018년 미 중앙사령부는 2,002명의 무장 계약자를 고용했습니다. 에릭 프린스는 2017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6,000명 규모의 PMC로 민영화할 것을 제안하며, 용병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사이버 용병의 부상입니다. 사이버 공격은 국가 간 갈등에서 위장 가능성을 제공하며, 이미 러시아와 중국의 해커 그룹이 용병처럼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러시아의 샌드웜 그룹은 글로벌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며 용병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용병은 국가뿐 아니라 대기업, 초부자, 비국가 행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무기가 될 것입니다.

용병의 증가는 전쟁의 본질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비용 효율성(보병 대대 1억 1천만 달러 vs. PMC 9천 9백만 달러)과 익명성 덕분에 석유 회사, 광업 회사, NGO, 과두 정치인, 반군 등이 PMC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중심의 전쟁에서 벗어나,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보지 못한 ‘국가 없는 전쟁’의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권 침해, 고문, 암살, 민족 청소 같은 잔혹 행위를 증가시킬 위험도 동반합니다.

규제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1977년 제네바 협약은 용병을 금지하지만, 정의가 불명확해 실효성이 낮습니다. 자발적 규제 기구인 ICOCA는 공개된 PMC에만 적용되며, 은밀한 활동에는 무력합니다. 시장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PMC는 전쟁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에는 뇌물, 시장 조작, 프라이토리아주의(군사적 과두정치) 같은 새로운 위협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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