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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

미국인 교황 탄생: 초강대국 미국의 쇠퇴를 의미하나?

by 개발하는 늑대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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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교황 탄생: 초강대국 미국의 쇠퇴를 의미하나?

2025년 5월 8일,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의 선출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초강대국 미국의 지정학적 위상과 가톨릭 글로벌화의 상징적 전환점일까? 이 글에서 그 의미를 깊이 분석한다.


1. 미국인 교황, 왜 금기였나?

가톨릭 교회는 2000년 넘는 역사 동안 교황직을 특정 강대국 출신에게 맡기는 것을 경계해왔다. 이는 교황청이 한 국가의 정치적·문화적 아젠다에 종속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특히 20세기 이후 세계 패권을 장악한 초강대국 미국은 그 막강한 경제·군사·문화적 영향력 때문에 교황 선출에서 금기시되었다. 미국인 교황의 등장은 교황청이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를 대변하거나, 반대로 반미 정서에 휘말릴 가능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년 5월 8일, 시카고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며 즉위명 레오 14세를 택했다. 그는 단순한 “미국인”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페루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20년 이상 중남미에서 빈곤층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선교 활동에 헌신해왔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가톨릭 글로벌리스트”로 묘사하며, 미국 가톨릭 주류와 거리를 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이는 콘클라베가 그를 미국의 국가적 정체성보다 가톨릭의 글로벌 사명을 대변할 수 있는 타협적 후보로 선택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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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국 쇠퇴론과 교황 선출의 연관성

레오 14세의 선출을 두고 일부 분석가는 “초강대국 미국이 저물고 있다”는 미국 쇠퇴론을 제기한다. 이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 지정학적 패권의 상대적 약화: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와 군사력을 보유하지만, 중국의 급부상,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대립, 그리고 글로벌 다극화로 인해 과거와 같은 절대적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2024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GDP는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을 이미 추월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인 교황의 탄생은 미국이 더 이상 “너무 강력해서 배제해야 할” 존재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 쇠퇴론을 부각시킨다.
  • 가톨릭의 글로벌화: 역사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유럽 중심적이었다. 267명의 교황 중 217명이 이탈리아 출신이었고, 유럽 출신이 95%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폴란드), 2013년 프란치스코(아르헨티나)에 이어 레오 14세(미국)까지 비유럽 출신 교황이 연이어 등장하며 교회의 무게 중심이 글로벌 사우스와 신흥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가톨릭 글로벌화의 일환으로, 레오 14세의 선출이 미국의 패권 약화보다는 교회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사건임을 보여준다.

3. 레오 14세, 미국과 어떤 관계를 맺을까?

레오 14세의 선출은 미국 내에서 엇갈린 반응을 낳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큰 영광”이라며 환영했지만, 레오 14세의 가치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민자 권리, 빈부격차 해소, 환경 정의를 강조하는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그는 중남미 이민자 문제에 대해 “국경은 사람을 갈라놓는 벽이 아니라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

또한, 레오 14세는 교회 내 포용성을 확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콘클라베에서 여성 3명을 투표단에 포함시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가톨릭 내 여성의 역할 확대를 예고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 가톨릭 내 보수파와 진보파 간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미국 가톨릭 신자의 약 40%가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으며, 낙태나 동성결혼과 같은 이슈에서 교황의 개혁적 입장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4. 글로벌 반응과 역사적 맥락

레오 14세의 선출은 전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럽에서는 “미국 중심주의의 종말”을 언급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그의 글로벌 사우스 경험을 바탕으로 빈곤과 불평등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가톨릭 신자 약 12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티칸과 공식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다. 레오 14세의 외교적 행보가 이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역사적으로 교황 선출은 종종 글로벌 질서의 변화를 반영했다. 예를 들어, 요한 바오로 2세는 냉전 시기 동서 갈등의 상징적 인물이었고, 프란치스코는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을 대변했다. 레오 14세는 다극화된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 재정립과 가톨릭의 보편성을 동시에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5. 미국 쇠퇴론, 과장인가 현실인가?

레오 14세의 선출을 미국 쇠퇴론의 직접적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2024년 IMF 기준 GDP 27조 달러), 군사력(NATO의 핵심), 그리고 문화적 영향력(할리우드, 테크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과 글로벌 다극화는 미국의 상대적 영향력 감소를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만든다. 레오 14세의 페루 시민권과 중남미 경험은 교황청이 미국의 국가적 이익보다 글로벌 가톨릭의 보편성을 우선시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 사건은 미국이 더 이상 “특별한 예외”로 취급되지 않는 세계 질서의 변화를 암시한다. 과거 미국은 너무 강력했기에 교황직에서 배제되었지만, 이제는 다른 지역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받는 존재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변화의 상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6. 결론: 새로운 시대의 상징

레오 14세의 선출은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전환점이다. 이는 미국인 교황에 대한 금기를 깬 동시에 가톨릭 글로벌화와 포용성을 강조한다. “초강대국 미국의 저물고 있음”이라는 주장은 지정학적 맥락을 과장한 해석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 사건은 다극화된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 재정립을 요구하는 상징적 신호다. 레오 14세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국-교황청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21세기 글로벌 질서의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키워드: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초강대국 미국, 미국 쇠퇴론, 가톨릭 글로벌화, 지정학적 변화

참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X 게시물 (@tominodijeh, @lillis202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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